세례 때에 하는 이 고백을 우리는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가?
과연 우리는 이 고백 속에서 무엇을 끊겠다고 다짐하는가?
세속을 끊는다는 것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고백과 동시에 변명하려 드는 우리들이다.
끊되 이건 아니라고 동시에 말하려드는 우리들이다.
사실 세상 안에서 결코 끊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 우리들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이 끊기고 말 것이고
문제는 우리가 그 끊음을 미리 마음 속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가 아닌가 하는 것에 있다.
세상 안에는 영원한 것이 없으며
모든 것들은 일시적이면서 동시에 영원을 향해 봉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오직 영원을 향해 쓰여지는 것들만이
제 역할 안에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우리는 끊음으로서 비로소 진정으로 모든 걸 참되이 얻게 되는 것이다.
영원을 위한 가치를 추구하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허무'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우리가 아끼고 가꾸어 온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우리의 육신 생명도 마찬가지이니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영원의 가치를 위해 애써야 하는 이유이다.
육신 생명의 목적은 거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사랑' 오직 '사랑'만이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하며
영원의 삶으로 한 인간을 초대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모든 것들을 영원으로 초대한다.
영원한 분을 향한 간절한 사랑,
그분이 먼저 내밀어주신 손을 붙들고 그 사랑의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녹아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지만
도무지 그 사랑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우리의 어둠이 커질수록 그분의 사랑을 진정으로 느끼는 셈이다.
먼저는 끊어야 한다.
마음이 외쳐댈 것이다.
'이건 아니'라고…
그럼 그건 끊어야 한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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