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무슨 일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참으로 긍정적이고 좋은 것입니다. 뭔가를 시작하고 그것을 이루겠다는 뜻은 참으로 좋은 것이지요. 헌데 그가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사람, 자신이 일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그는 엉뚱한 계획을 생각하는 것이지요. 자기 생각대로 남들이 일하게 하고 자신은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은 바꿀 생각이 하나도 없고 자신의 뛰어난 두뇌로 그저 원대한 계획만을 제시할테니 나머지는 남들이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사람이기도 하지요.
특히 그런 이가 그룹의 우두머리라면 문제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는 일을 제시하기만 하고 자신은 전혀 손을 댈 생각이 없다면 그는 억압하는 권위를 지닌 보스, 두목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리더는 솔선수범하여 어떻게 하는지 모범을 보이면서 일을 시작할테니까요. 보스의 구성원들에게는 억압된 분노와 증오가 쌓여가고 때가 이르면 그것이 폭발하고 말 것입니다. 공동체의 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그 공동체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간극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본당에 어떤 신생 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면, 그 이유와 목적을 잘 알고 기초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대뜸 새로운 단체가 하늘에서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본당 주임신부는 먼저 그 그룹의 존재 목적을 잘 살피고 그 단체의 이상이 본당 전체가 추구하는 방향, 즉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함께 하는지를 살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 그룹을 이끌어 갈 리더를 올바로 선정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책임자 본인 스스로 그 작업을 시작해야 하지요. 일정 기간의 시간을 투자해서 리더를 양성하고 그 리더가 적어도 인내와 끈기로 맡은 일을 올바로 이룰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을 때에 그 단체를 건네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누군가가 나서서 그 그룹을 만들고 해 나가고 싶다고 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올바른 분별이 필요합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서 무슨 일을 하겠다고 나서면 무조건 좋은 일이라고 허락 하기보다는 먼저 그의 신앙을 합당하게 분별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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