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거룩한 신심에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기적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하느님에게 있으며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으로 모든 이의 내면에 흐르는 것을 알고 계신다. 그래서 기적은 '아무에게나' 보란듯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성경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예수님에게 표징을 달라고 떼를 쓰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요나의 표징 말고는 없을 것이라고 하셨고 반면 제자들은 따로 데리고 가서 거룩한 변모를 보여주신다.
세속화된 세상에 기적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이는 기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적이 자신을 드러내기를 더욱 조심한다는 말이다. 기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 기적을 체험한 이들은 그 기적을 체험할 만한 신심 속에서 신중함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세상 사람들이 신기한 체험을 떠벌리고 저마다의 세속성으로 난도질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기적은 여전히 존재하고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다만 함구령을 지켜 나간다.
기적은 우리가 무언가를 해서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기적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베푸시는 것이다. 그래서 기적을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겸손하고 낮추인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비가 와서 낮은 곳으로 흘러들듯이 기적은 그 낮고 겸허한 영혼을 향해 흘러들어가게 될 것이다.
기적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체험한 이는 말로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그 기적에 대한 응답을 증거한다. 세속의 사람들은 그것을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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