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에게는 예수님의 모든 말과 행동은 호기심의 대상일 뿐입니다. 그리고 호기심은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한 일에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고 악한 일에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니 사실 우리는 악한 일에 더 호기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소문을 널리 퍼뜨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군중의 시선은 예수님의 모습에서 저마다 자신들이 가진 어둠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이야기거리를 얻을 것이고 그것을 퍼뜨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려는 일은 더 많은 장애물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군중에게서 떼어 내십니다. 그 사악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군중에게서 떼어놓고 나서야 비로소 '치유'를 선물합니다. 또한 치유 직후에도 그들에게 제발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하지만 그들, 소위 군중들은 그 말을 듣지 않습니다. 언뜻 복음을 보면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는 듯이 읽혀지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주님이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마땅합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신앙에 조금 눈을 뜨고 맛을 본 사람들은 흔히 신앙의 기적들을 신기해 하고 그것들을 찾아다니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들에게 기적은 선물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호기심'에 가득차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적은 로또복권처럼 오는 게 아닙니다. 기적은 하느님을 성실히 사랑하는 이에게 부어지는 선물과 같은 것입니다. 기적의 기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사랑하는 것이 기적을 불러오게 마련입니다. 마치 향기 나는 곳에 벌들이 모여들듯이 참된 신심을 내면에 간직한 이에게 기적이 찾아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적을 찾아다니지 마십시오. 오히려 마음을 열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런 갈망을 가진 이에게 주님은 '에파타'하고 영적 눈이 뜨이고 영적 귀가 열리는 기적을 선물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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