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와 복음 안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사람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낮에 속한 사람, 빛의 자녀로 불리는 이들입니다. 이들의 특징을 본문에서만 꼽아 보자면 다음과 같은 요소를 들 수 있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 / 서로 격려하고 저마다 남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깨어 있다는 것은 당연히 영혼의 인지를 의미합니다. 육체로는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영혼이 잠들어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들은 외적으로는 너무나도 바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활동 안에서 영혼이 깨어 있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쉽게 분노하고, 절망하고, 탐욕을 부리고, 다투고 싸우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들은 교회 안에서조차 바쁩니다. 마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처럼 어느 누구보다도 바쁘게 신앙을 꾸려 나가는 것 같지만 그 어느 것에서도 열매 맺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하는 기도는 형식을 채우는 것뿐이며 그들이 드리는 예배 역시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입니다. 깨어 있는 이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초조하거나 불안하지 않으며 항상 기쁘게 주님의 명령에 깨어 있습니다. 자신들이 하는 가장 작은 일 안에서도 참된 신앙을 담아 보람을 찾고 주어지는 소명을 묵묵히 수행해 나갑니다.
두 번째 특징은 서로를 신앙 안에서 챙긴다는 것입니다. 이는 서로 헛된 약속을 하고 자주 만나고 많은 시간을 보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일들은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신경 쓰는 일입니다. 세상에 속한 이들은 언뜻 서로를 챙기는 것처럼 보이며 서로의 만남의 시간을 더 자주 가지려고 하고 애써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안달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흔히 세속의 주제로 가득 차 있고 하느님을 되새기거나 자신의 내면의 성장을 꾀하는 일은 없습니다. 모이기만 하면 누군가의 험담을 즐기고 모인 사람들끼리도 마음이 맞지 않아서 흔히 다투고 싸우기가 일쑤입니다. 참된 신앙인은 가능한 기회 속에서 서로 신앙의 여정을 챙기고 격려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영적 여정 속에서 언제나 성장하는 방향을 찾도록, 즉 그들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잘 지고 가도록 도와줍니다.
이제 어둠에 속한 사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은 앞서도 몇 가지 사례를 말했지만 무엇보다도 파멸이 다가오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진노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더러운 영의 말을 귀담아 듣고 세속에 빠져 살아갑니다. 그래서 흔히 돈벌이에 엄청 관심을 갖고 신앙적 영역에서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는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이 '회당' 가운데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 편으로 교회에서 멀어지려고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교회 가장 중심부에서 사람들을 갈라놓고 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들은 신앙을 지식적으로 아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굉장히 교만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자신이 아는 바를 실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홀로 기도는 엄청 하는 것 같고, 성지 순례도 엄청 다니는 것 같지만 오늘 1독서의 모습처럼 다른 이를 신앙 안에서 격려하고 성장하도록 돕지는 못합니다. 이들은 언제나 교회 안에 분열을 조장하고 수근대기를 즐기는 이들입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들에게는 파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흐린 정신으로 올바름과 그릇됨을 구분하지도 못하고 준비되지 않은 채로 자신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빛의 자녀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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