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각이 보는 것을 일반적으로 '빛'이라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사실 빛은 보다 다채로운 차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해 주는 매개체로 보았을 대에 우리는 다양한 영역에서 '빛'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성'도 빛이 됩니다. 이성은 사고의 과정을 통해서 전에는 모르던 사실을 깨닫게 해 주니까요. 마찬가지로 '신앙'도 빛이 됩니다. 신앙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길러줍니다.
성경 안에서 나타나는 '빛'은 다름아닌 신앙의 빛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가장 밝은 광원이 되시고 다른 모든 것들은 그분에게서 빛을 받게 됩니다. 1독서의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라는 말에서 우리는 앞서 말한 신앙의 참된 빛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의 이 빛을 보지 못하는 이들은 세상의 빛에만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는 마치 스테인드 글라스를 태양빛을 통해서 보지 않고 실내의 빛으로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본래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의 빛을 바라보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을 그가 가진 재산과 학력으로 보고 그가 지닌 영혼의 빛으로 보지 못하면 우리는 가치 없는 사람에게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고 가치 있는 사람을 무시하게 됩니다.
의인들은 하느님의 빛을 받아 빛을 내는 사람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그들은 벌을 받는 것처럼 비춰집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들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세상에 살아갈 때에 믿는다는 이유 하나로 많은 것을 빼앗기고 학대 당하고 박해 받은 이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고 이제는 그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시험당합니다. 그래야 그것이 참된 믿음이라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시련이 모두 끝났을 때에 우리는 먼저 하느님께 나아간 이들의 뒤를 따라 찬란한 빛을 발하며 걸어가게 될 것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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