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그의 아내는 하느님 앞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무 걱정이 없었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러나 유혹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바로 하느님이 시키는 게 있는데 그걸 그대로 하는 게 맞는가? 라는 유혹이었습니다. 여자가 그 유혹에 먼저 걸려 들었고 이어 남자에게도 그 유혹은 전염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둘은 하느님께서 먹지 말라는 열매를 먹고 '눈이 열렸다'고 표현을 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서 살펴볼 게 있습니다. 어떤 눈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럼 그들이 전에 하느님과 함께 살아갈 때에는 '눈'이 없었다는 말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열린 눈은 세속에 대한 욕구를 말합니다. 인간 각자가 하느님과의 유대 없이 각자의 삶을 책임지는 길을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만일 우리가 목욕을 하면서 우리 몸을 보는데 부끄러움을 느끼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나 자신의 몸을 쳐다보면서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담과 이브는 하느님 앞에서 벌거벗고 있었지만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 나아가 하느님의 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죄를 통해서 그들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각자에게서도 멀어졌습니다. 그 순간부터 그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하고 서로를 타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알몸을 가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맑은 영혼은 하느님 앞에 가릴 것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그를 아시고 그도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거침없이 하느님께 열어 보입니다. 그러나 죄 속에 살아가는 인간은 감추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해소 안에서도 감추려고 애를 씁니다. 이미 모든 것을 다 지켜보고 계시는 하느님 앞에 자신의 남은 자존심을 가려 보이지 않게 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제 사순시기의 첫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모쪼록 고해를 자꾸 뒤로 미루지 말고 사순의 시작에 고해를 보고, 나아가 나의 영혼을 잘 살피면서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고해의 은총을 만끽할 수 있는 은총 충만한 사순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