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악인'에 관한 설명입니다. 따라서 모든 보편 상황에 적용되는 규율이 아닙니다. 의인들은 정의롭게 살기 때문에 정의 안에서 올바르게 일을 처리하면 됩니다. 의인이 천 걸음을 가자고 하면 기쁜 마음으로 천 걸음을 가면 그걸로 끝입니다. 의인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악인은 다릅니다. 악의 의지는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해서 작동됩니다. 악은 만족하는 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악인은 그 악이 너끈히 채워져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시선에서는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하고 말도 안되는 지침이지만 영적인 면에서는 타당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오른뺨을 치면 세상의 규율 대로라면 정당 방위로 나도 상대방의 오른뺨을 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소송이 존재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고소장을 날리기 일쑤입니다. 그러다보니 오늘 복음을 듣는 사람은 사실 '부당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누군가 나의 오른뺨을 때리는 데 방어하거나 맞서기는 커녕 도리어 다른 뺨마저 돌려대라고 하니 말입니다.
이제는 영적인 현실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악인이 악을 실행할 때에 그에게는 상응하는 '벌'이 준비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가 실행하는 어둠에 똑같은 수준의 어둠으로 맞설 때에 그는 자신의 죄 때문에 벌을 받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도 벌을 받게 됩니다. 반면 우리가 그의 악에 '선'으로 맞설 때에 상대는 자신의 악 때문에 벌을 받지만 우리는 우리가 실천한 선의 결과물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선의 결과물은 상급입니다.
하느님은 선한 이에게는 상을 악한 이에게는 벌을 준비하십니다. 우리가 악인과 맞설 때에 그의 악에 선으로 응대하면 하느님은 훗날 우리에게 좋은 것을 마련하실 것입니다. 다른 한 편 악인은 자신의 악에 우리가 악으로 맞서기를 기대하겠지만 도리어 선으로 응대하는 것에 수치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말아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그 악의 영향에서 멀리 도망하는 것이 낫습니다. 주님은 박해를 피해서 도망가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그의 악에 선으로 맞서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가르침은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악에 준비된 이들, 하느님께서 한 사람에게 선을 더 크게 이끌어내시려고 할 때에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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