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역사를 대충 살펴보면 인간은 먼저 별다른 무리 없이 조화롭게 살아왔습니다. 오랜 기간을 인간으로서 '자연스럽게' 살아왔습니다. 물론 서로 필요한 소통을 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구전되는 이야기들이 있었겠지요. 그건 지혜에서 지혜에로 전해져 내려왔고 당연히 나이가 많고 속 깊고 경험이 많은 어른들이 그런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상'이라는 것이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서로의 주장을 올바로 검증하는 문화가 생기고 보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라고 생각되는 주장들이 힘을 얻게 되지요. 그리고 그렇게 모여진 생각은 자연스럽게 정리되어 갔습니다. 당연히 보다 '이성적'인 것이 주목받고 각광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논리와 이성이라는 체계 안에서 생각들을 정돈해 갔지요. 그러다가 '기독교'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과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전까지 지배적으로 작용해오던 이성을 바탕으로 하던 체계 안에서 소위 믿음의 학문, 곧 신학이 정립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아무리 올바른 사상과 생각이 있다고 해도 '죄'라는 것이 그것을 파괴하고 엉뚱한 결과물을 내어놓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의 오류에 물든 주류를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하나의 중심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고유성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또한 이성을 통해서 실천적인 '과학'도 발달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지성이 이루어내는 결과물에 인간 스스로 감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중세를 벗어나 근세로 가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리고 종교 안에서는 '종교개혁'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존재했습니다. 주류의 문화 안에서 일어나는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 각자가 주체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각자가 모두 '올바름'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고 근본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