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뛰어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근력을 키우고 움직이는 스킬을 배워서도 뛰어날 수 있고 지력을 한껏 끌어당겨서 뛰어날 수 있지요. 그러나 인간이 그 본연의 창조 원리에 기초해서 가장 뛰어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랑할 때에 가장 뛰어날 수 있습니다. 다른 그 어떤 성장도 이 사랑에서 실패하는 사람은 아무리 성장을 거듭해도 멈춰 있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드릴까요. 서울대 법대를 합격하고 뛰어난 변호사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룩한 지적 영역의 성장은 그의 실천 앞에서 하찮은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서 경제사범의 변호를 맡게 되었고 그를 어떻게든 법의 형량에서 빼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으니까요. 그는 진리를 수호하는 사랑에서 실패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빌라도가 그러하였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진리가 있음을 알았지만 황제와의 관계 속에서, 주변 인물들의 시선 속에서 '진리'를 수호할 용기를 잃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는 손을 열심히 씻어 보지만 자신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은 어떻게 성장하는 것일까요? 사랑은 기술이 아닙니다. 사랑은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궁극의 선에 온전히 우리를 내어바칠 때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주제 앞에는 언제나 의지의 훈련이 내포되어 있고 그 의지는 사랑과 반대 방향으로 꺾여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힘든' 일이 됩니다. 사탕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사탕을 먹으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의 훈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사랑'을 배우라고 '십자가'를 주십니다. 즉 십자가는 사랑을 성장시키기 위한 가장 훌륭한 도구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