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루카 2,19) 준비되지 않은 말은 미숙한 요리와 같습니다. 뜸을 들이지 않은 밥은 서걱서걱 씹히게 되지요. 요리는 제대로 해서 먹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상황들은 우리가 잘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덜 익은 쌀처럼 됩니다. 많은 이가 이런 행동을 곧잘 합니다. 주변의 상황에 즉각 반응하는 것이지요. 특히나 ‘속도’와 ‘효율성’이 중요시되는 오늘날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늦게 반응하면 큰일이라도 난다고 생각하고 대화의 자리에서 언제나 먼저 조금이라도 더 말하려고 난리가 납니다. 결국 그러한 설익은 생각과 말들이 서로 나와서 부딪히다보면 결국 마음도 상하고 원래 의도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되고, 결국 자신들이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지요. 그냥 떠들어대는 것일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드러나는 성모님의 덕목은 ‘간직함과 되새김’입니다. 성모님은 잘 간직할 줄 아셨고, 나아가 그것을 되새길 줄도 아셨습니다. 성모님의 그 덕목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지요. 성모님의 모범을 본받아 우리도 많은 자리에서 간직하고 되새기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상대의 어두움마저도 내 안의 성찰을 거쳐서 타산지석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