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 있어서 ‘즐거움’의 순간은 다양합니다. 누군가 취직을 할 때에 기쁨을 느낄 수도 있고 사랑하는 연인이 고백을 해 올 때에 기쁨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여기 우리는 1독서에서 어느 백성의 기쁨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고 온 힘을 다해 춤을 추고 함성을 지르고 나팔을 불면서 기쁨을 한껏 표현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하느님의 궤’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궤는 언제나 이스라엘 곁에 머무시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과연 하느님을 곁에 두고 기뻐하는 이스라엘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기쁨은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목마른 이가 물을 찾는 것과 같은 기쁨이지요. 그들은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체험을 그리워했고 그래서 하느님의 궤를 모셔 들이면서 기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성당에 나오는 이들에게는 이 목마름이 존재할까요? 어쩌면 적지 않은 이들은 너무나도 일상화 되어 버린 만남에 오히려 식상해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의 계약궤 하나에 온 기쁨을 표현하던 백성들이 있는가 하면, 구원이신 분 그 자체가 음식이 되어 목구멍에 넘어가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있지요. 우리의 마음이 기뻐하는 것에 우리의 보물이 있는 법입니다. 여전히 세상의 재물을 즐거워하는 이들이 있고 그것이야말로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으니 불쌍하기 그지 없는 이들입니다. 영원한 것에 마음을 두고 일시적인 것을 잘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꾸로 일시적인 것에 마음을 두고 영원한 것을 제멋대로 다루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