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말하는 기쁨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즐거움이나 재미와는 전혀 다른 표현입니다. 성경의 기쁨은 보람참, 혹은 마음벅참과 비슷한 말입니다. 물론 더 심오한 깊이를 지니고 있지요. 단적인 예로, 십자가를 지는 일은 재미없는 일이지만 보람있는 일입니다. 바로 이 근본적인 차이가 우리의 시선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성당을 재미난 것을 찾아 오면 얼마간은 그 재미거리, 흥미거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머지 않아서 재미가 사라지고 맙니다. 그건 세상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아무리 재미난 게임이라 할지라도 나이 80을 먹고 10대때 하던 게임을 계속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반면 기쁨의 요소는 갈수록 그 심도를 더해갑니다. 처음에는 기쁨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눈 앞의 흥미거리만 찾던 이가 삶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기쁨'의 본질을 회복해가다 보면 남들이 감히 상상하기 힘든 일도 기쁘게 해내곤 합니다. 전에는 봉사를 한다는 것이 단순히 시간을 빼앗기고 나의 노력을 강탈당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봉사한다는 것의 색다른 기쁨을 이해하게 되고 오히려 봉사하지 않으면 아무리 흥미로운 일이 앞에 있어도 마음이 기쁘지 않는 체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기쁨은 훈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치 군대에 처음간 이등병에게 군생활의 모든 것이 힘들지만 훗날 상병이 되면 그런 힘든 군생활을 너무나 당연히 여기고 오히려 도전적인 일에 매진하게 되는 적극성을 지니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재미는 굉장히 피상적인 것입니다. 기쁨은 그것을 찾는 이에게 더 많은 것을 열어보이는 영혼의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