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제 1 장 옛날에 줄무늬진 작은 애벌레 한 마리가 오랜 동안 자기의 둥지였던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세상아, 안녕」하고 그는 말했습니다. 「햇빛이 비치는 세상은 참 찬란한데.」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곧 자기가 태어난 곳인 나뭇잎을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또 다른 잎을 먹어치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잎을... 또 다른 잎을... 이리하여 점점 크게... 더욱 크게.. ...더욱 크게 자라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먹는 일을 중단하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지 않겠는가.」 「지금과 같은 삶은 재미가 없어지는데.」 그래서 줄무늬 애벌레는 자기에게 서늘한 그늘과 먹을 것을 제공해 주던 그 다정한 나무에서 기어 내려왔습니다. 그는 그 이상의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땅 위에는 온갖 신기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풀, 흙, 땅 속의 구멍들, 그리고 작은 벌레들 - 모든 것이 그를 황홀케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자기처럼 기어다니는 다른 애벌레들을 만났을 때 그는 몹시 흥분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먹는 일에만 열중 하느라고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줄무늬 애벌레가 지난날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삶에 대해서 나보다 더 아는 게 없구나」하고 그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어느 날 줄무늬 애벌레는 기를 쓰고 기어가고 있는 애벌레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나 사방을 둘러보니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커다란 기둥이 하나 보였습니다. 그들 틈에 끼여서 기어가다가 그는 알아냈습니다... ... 그 기둥은 무더기 져 쌓여서 꿈틀거리며 서로 밀치는 애벌레들의 더미라는 것을... 애벌레로 이루어진 기둥이었던 것입니다. 애벌레들은 애써 꼭대기로 오르려고 하는 것 같앗습니다. 그런데 그 꼭대기는 구름 속에 가리워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