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은 멀쩡하던 육체에 스며들면 그 육체를 파멸시켜 버립니다. 영혼에게도 독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악한 의도(증오, 원한, 시기 등등)이지요. 누군가 독한 마음을 품고 악한 의도를 품으면 그 독이 상대에게 뻗어나가 그의 내면에 파고들어 결국 그 상대를 죽여 버리는 것입니다. 육신의 독에는 그에 상응하는 해독제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영혼의 악한 의도는 어떻게 상쇄되는 것일까요? 상대의 악한 의도를 잠재울 수 있는 것, 그 가장 기본 바탕은 우리의 인내입니다. 그리고 ‘겸손’입니다. 이러한 덕목들은 독이 파고들어도 당장 영혼에 스며드는 것을 일단 가로막을 수 있게 됩니다. 인내와 겸손이 없으면 없을수록 어둠의 영이 던지는 독은 우리의 내면에 금세 파고들고 말지요. 그러나 이러한 덕목들은 ‘해독’, 또는 ‘치유’의 기능은 없습니다. 영혼의 독을 해독하고 치유하는 유일한 수단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소극적인 것이 아닙니다. 즉, 사랑스러운 이만을 사랑하는 것은 전혀 치료제로서의 사랑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본성적인 것이지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름답고 좋은 것을 선호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아기들을 좋아하지요.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치료제로서의 사랑은 보다 적극적인 사랑입니다. 그것은 내어주는 사랑이고 자신을 헌신하는 사랑입니다. 타인의 허물을 감싸안고 나서는 사랑이지요. 바로 이러한 사랑이 영혼의 독을 중화해 나가게 됩니다. 독은 반드시 해를 끼칩니다. 그래서 가능한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해독제와 치료제가 있다면 이미 독이라는 것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되겠지요. 우리가 사랑에 더욱 헌신하는 만큼 우리의 내면은 더욱 강해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