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래서 교회의 모든 일은 바로 그 사명을 핵심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교회가 세상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일선 본당에서는 바로 그 핵심 목적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균형있게 짜여져야 한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튼튼해야 하기에 잘 먹이고 돌보아져야 한다. 그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성사인 셈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미사, 즉 성찬례는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돌봄이고 먹임이다. 그러나 그 직무 수행 만으로 이루어지는 '사효성'(일 자체로 얻어지는 은총)외에도 우리는 그 직무에 성심을 다해야 한다. 그 성찬례를 맑은 마음으로 거행하도록 고해성사도 정성껏 주어야 하고 그 밖의 성사적 직무들도 문을 개방하고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때에도 참가자들이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본당의 나머지 일들은 이제 잘 먹은 구성원들의 내면을 다지고 거룩한 지식을 심화시키는 영역, 서로의 친교를 나누는 영역, 나가서 실제로 복음을 전하는 영역 등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은 흔히 자신들이 선호하는 활동만을 치중해서 하려고 한다는 데에 있다. 즉, 구성원들의 내면을 다지고 거룩한 지식을 심화시키는 영역은 제대로 준비하기도 힘들고 막상 그것을 하면 '재미'가 부족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즉 사람들은 놀러 다니고 싶지 무언가를 성실하게 배우고 익히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다보니 교회 내의 여러가지 구체적인 활동 면에서 '편식'이 심해지게 된다. 말 그대로 성당이 '놀음판'이 되는 것이다. 성당은 하느님을 알고 이웃과의 사랑을 훈련하는 곳인데 먹고 마시고 놀러다니는 곳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이름만 거룩한 것이 붙은 행사들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성지순례'를 얼마나 자주 또 많이 다니는지 서로 단체별로 경쟁하듯 하는데 같은 성지순례를 진정한 순례의 의미로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