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이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나 한 그리스도인이 구원으로 나아가는 것은 묘하게 닮아 있다.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들어갈 곳에서 요구하는 것을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 영어를 잘 하기를 바라는 곳인데 수학 만을 준비해 가면 낭패가 될 것이 뻔하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도 주님이 기다리시는 사랑을 많이 준비해 가야 하지 성당 안에서의 높은 지위나 많은 봉헌 같은 것을 준비해서 갔다가는 퇴짜를 맞을지도 모른다.
입시생은 끈기가 필요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외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있으면 시간을 들여 노력해서 이루어 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도 끈기가 필요하다. 성경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내적 가치가 있으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
입시생은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체력도 잘 관리해야 한다. 시험 전날 몸이 안좋아져서 무너지면 실컷 공부한 것이 소용이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도 영적인 것에만 관심을 지니는 게 아니라 그 영적인 것을 이 세상에서 구현해 낼 현세의 삶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도회만 열심히 쫓아다닐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정과 사회 안에서의 역할도 바람직하게 세워 놓아야 한다. 우리가 배우고 익힌 거룩한 지식을 현세에서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이루어 내어야 한다.
입시생에게 늘 좋은 환경만 존재하라는 법은 없다. 윗층에서 아이들이 발구르는 소리가 날 수도 있고 독서실에서도 누군가가 떠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매달리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도 복음을 전하는 상황, 사랑을 실천하는 상황이 마냥 아름답고 좋으라는 법이 없다. 언제나 악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고 선을 실천하려는 그리스도인을 핍박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선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입시생의 기쁨은 합격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구원이다. 그러니 합격 이전에 생일이나 기념일이 있다고 긴장을 늦추고 지나치게 기념하고 있다가는 합격의 기쁨을 놓쳐 버릴 수 있다. 그리스도인도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이르기까지 지상에서의 스쳐 지나가는 기쁨에 너무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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