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루카 5,4) 깊은 데로 가야 합니다. 얕은 곳이 아니라 깊은 데로 가야 합니다. 지금의 사람들은 너무나도 피상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마다 가벼운 삶의 언저리에서 머무를 뿐, 깊은 곳으로 들어갈 시도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기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물을 쳐야 합니다. 고기를 잡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물을 준비하지도 치지도 않습니다. 무엇이 그물인지도 모릅니다. 큰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그물코가 넉넉한 것을 준비해야 하고 잔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그물코가 작은 것을 준비해야 하지만 영혼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래서 고기들은 흩어져 버리고 맙니다. 영혼을 잡는 그물은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입니다. 돈도 거대한 건물도 아닌 ‘말씀’과 ‘사랑’이 영혼을 사로잡습니다. 예수님은 그 말씀을 하시고 실제로 베드로에게 고기를 선물 하십니다. 베드로에게는 그러한 일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어부가 아닙니다. 우리는 호수에 있지 않고 배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언저리에서 살아갈 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우리에게 다가 오십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즉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그물을 치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일을 시작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는 베드로처럼 의심할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할까 생각할 것입니다. 과연 나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까, 내가 다른 이들의 영혼을 모아들일 자격이나 되는 사람일까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일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십니다. 우리는 다만 우리가 지닌 능력을 빌려 드릴 뿐입니다. 그리고 기적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베드로가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배가 고기로 잔뜩 쌓인 것입니다. 아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일도 마찬가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다만 주님을 신뢰하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