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아직도 육적인 사람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시기와 싸움이 일고 있는데, 여러분을 육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인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1코린 3,3)
육적인 사람은 육으로 분별하는 사람입니다. 육이라는 것은 물질을 의미하지요.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결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합니다.
우리에게 ‘소유’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우리의 것이 소중하게 되었습니다. 내 것, 우리 것이라는 말은 곧 네 것, 너희 것을 그 반대 개념으로 두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무언가를 나의 것으로 소유한 이상은 ‘시기’와 ‘싸움’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부부 사이에도 가족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 때문에 싸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돈이라는 것은 소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것과 너의 것의 경계가 분명해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시기하고 싸우게 되는 것은 육의 인간에게 영의 인간을 내어 맡기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에는 그 순서가 있게 마련입니다. 영을 따라서 몸이 움직여야 정상입니다. 몸을 따라서 영이 움직이면 그것은 엇나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육적 인간과 영적 인간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육적 인간은 영적 인간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영적 인간이 육적 인간에게 복종하면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술은 절제와 더불어 즐겨야 합니다. 하지만 몸이 술을 찾기 시작하고 우리의 영혼이 그것을 지나치게 허락하기 시작하면 결국 몸도 망가지고 영혼도 망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에 따라 살아가는가 하는 것은 우리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을 따라가는 사람이라면 우리 안에는 기쁨과 평화, 침착함과 온유함, 인내와 겸손이 있을 것이고 이 모든 것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육을 따라가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시기와 다툼 중에 살아가게 되고 결국 우리는 불행한 사람이 됩니다.
하느님을 가장 우선에 두고 나머지 것들의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행여라도 우리의 육신이 우리의 영혼을 지배하려 들지 않도록 고삐를 단단히 채워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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