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태 16,23)
예수님이 길을 갑니다. 그러나 그 길은 지상의 길, 두 다리로 걷는 길이 아니지요. 당신의 사명의 길입니다. 그 길의 시작은 미흡하지만 끝은 엄청납니다. 그러나 그 길은 아름다운 길만은 아닙니다. 이런 저런 좋고 나쁜 것들이 함께 모여 있는 길이지요.
우리 역시도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우리 나름의 구원의 길, 사명의 길을 걷는 것이지요.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걸을 수도 있고, 시몬처럼 예수님을 부축하고 걸을 수도 있고, 또 정 반대 방향으로 걸을 수도 있고, 혹은 이미 걷고 있는 이들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걸림돌이 되는 방법은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방법으로 인간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계산하고 따지고 그 계산 안에서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바로 베드로가 예수님에게 ‘수난과 죽음’이라는 것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하는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이라면 우리에게는 그 어떤 고난과 고통도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생각은 우리와 다릅니다. 하느님은 더 높고 넓은 시선으로 우리의 생을 직시하시고 우리에게 필요한 길을 제시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수난과 죽음’이 있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우리만 구원 받고자 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지렛대가 되기도 해야 하고 받침돌이 되기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위한 사명 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의 연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전체 몸 가운데 차지하는 자리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우선시 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나머지 것들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인간의 그 어떤 좋은 가치도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중심을 잃어버리면 나머지 것들은 의미를 상실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찾지 않는 제자는 아무리 으뜸 제자라도 걸림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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