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루카 12,41)
- 주님, 깨어 있으라는 경고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 마치 이 말씀은 우리 제자단에게만 전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 아니다. 이 말은 모든 이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심각성은 저마다에게 다르다.
- 그것이 무슨 뜻인지요?
- 많이 맡긴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고, 적게 맡긴 사람에게는 적게 요구할 것이다. 너희들은 내 제자들이다. 너희들에게는 특별히 내가 더 많은 것을 맡겼다.
- 아니, 저희들이라고 다른 이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도대체 무엇을 그리 많이 맡기셨다는 것인지요?
- 너희들은 다른 이들이 일상적으로 해야 할 걱정에서 벗어나 있다. 너희들은 나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적선을 받아 그것으로 삶의 필요를 채울 수 있었다. 그만큼 너희들은 더 말씀에 집중해야 했고, 너희의 내면을 다지는 데에 열중해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영혼들에게 유익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준비하고 가꿔야 했다.
- 그렇군요. 주님의 말씀이 합당합니다.
- 시대가 흐르면서 너희들과 너희들의 직분을 계승하는 이들이 있을 것인데 나는 그들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그들은 특별히 선별되어 말씀으로 교육을 받을 것이고 영혼들을 구할 준비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그들은 생의 기본적인 걱정에서 벗어나 활동할 수 있을 것이고, 더욱 성화에 헌신하여 다른 영혼들을 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맡길 것이고, 맡긴 만큼 그들에게 요구할 것이다.
- 그럼 그 밖의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 나머지 사람들은 저마다 얻게 된 만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으로 선별되고 세례를 통해 죄의 용서를 받고 거룩한 삶에 들어서도록 된 사람이 있을 것이며, 여전히 세상의 오류 속에서 혼란스럽게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마땅한 기회가 없어서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마땅히 일해야 할 이들이 게을러서 신앙을 전해 받지 못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나는 그 각자에게 저마다의 몫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제 탓이 없이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에게는 양심에 충실하였는지를 묻게 될 것이고, 신앙을 받아 들이고도 그것을 소홀히 한 이에게는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특히 자신이 마땅히 일해서 다른 이에게 복음을 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이에게는 더욱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 그 말씀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 그렇다. 그것은 정당한 감정이다. 너희들은 심판자로서 다시 만나게 될 나에게 합당한 경외심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나는 너희들 가운데 같은 사람으로서 서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나를 지나치게 허물없이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며 자신의 구원을 소홀히 여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너희들은 서로 신이 되어 남을 심판하기 시작할 것이다. 아니다.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는 형제다. 너희는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기 전에 스스로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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