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루카 9,33)
예수님의 으뜸 제자인 베드로였습니다. 교회의 반석으로 예수님에게 특별히 지정을 받은 성실하고 충실한 제자였지요. 하지만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영원하고 거룩하고 드높은 것을 바라보게 되자 예수님의 제자들은 우왕좌왕합니다. 겁에 질리고 자신도 모르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습니다. 헌데 그가 한 말은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영광을 우리에 가두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것을 더 즐길 수 있기를 바랬지요. 예수님이 거룩하게 변모를 하시고 모세와 엘리야와 더불어 찬란한 빛을 드러내시자 베드로는 그만 그것을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즉각적인 반응입니다. 거룩함을 앞에 두고 우리가 드러내는 반응이지요. 우리는 가지려고 하고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의 몫을 늘리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욕구에서 나오는 행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제자리가 있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놓아 두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하느님의 자리에 계셔야 하고 우리가 다가가야 합니다. 하느님을 우리의 자리로 끌어당겨 놓으면 그 순간 더는 하느님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십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루카 9,35)
당신의 아들이 우리의 말을 듣기보다, 우리가 그분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이 간단하고 명백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놓치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아들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런 저런 욕구들,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욕구들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에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지극히 간단한 원리를 여전히 모르고 하느님을 끌어다가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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