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루카 4,34)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이렇게 만일 이 구절의 뒷부분만을 따로 떼어 내서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제시한다면 그는 ‘이것은 훌륭한 신앙 고백인 것 같습니다.’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악마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알았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알고 입으로 고백하고는 있지만 그분을 따르거나 그분의 가르침을 전해 듣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앞부분을 살펴보면 그들이 하는 말이 이해가 갑니다. 그들에게, 즉 악한 영에게 예수님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유사한 영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그들은 신앙이 무엇인지 알면서 예수님과 아무 상관 없이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윤리 도덕이 없을까요? 아마 그들도 자기들 세계의 질서가 있고 그것을 지킬 것입니다. 깡패들도 자기들 나름의 질서가 있어서 다른 깡패의 구역을 함부로 침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 질서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들이 예수님이 누군지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지금의 세상 사람들도 신호등은 지키고 법 규정은 지킵니다. 하지만 그것 뿐입니다. 그 이상 무엇을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그들은 예수님이 그들에게 다가오시자 그들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빼앗기고 절망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은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앙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무언가를 빼앗긴다고 여기는 이들은 주변에서 크게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일미사는 어떻게 겨우 나가지만 그 이상의 일은 죽어라고 피하는 이들이 있고, 성경에거 가능한 멀어지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 얼마나 두려운 일입니다. 저 위의 성경 구절은 ‘더러운 마귀의 영’이 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입으로만 예수님을 고백하고 실제 삶으로는 가능한 한 예수님에게 멀어지려고 하는 더러운 마귀의 영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살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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