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지은 자만 죽는다. (에제 18,3)
죄를 떠올리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유’에 대해서 같이 생각하게 됩니다. 자유가 배제된 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는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죄를 짓도록 ‘강요’ 당했다는 표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혹’은 존재합니다. 한 인간이 스스로의 자유로 죄에 다가서게 하는 유혹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유혹 자체가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유혹이 짙을수록 그것을 이겨내었을 때에 나는 더욱 강해지는 것입니다. 죄는 언제나 ‘자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죄를 지었다, 누군가가 날 유혹에 빠뜨려서 어쩔 수 없이 죄를 지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죄에는 반드시 우리의 의지적 동의가 요구됩니다. 하느님은 각 사람에게 그에 합당한 정도의 유혹만을 허락하십니다. 그의 자유가 무너지면 그는 선도 악도 행할 수 없는 수동적인 존재가 되어 버리고 말기 때문이지요.
한 사람은 부모님의 영향을 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이 그의 죄와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럼 악한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나는 모든 사람은 악인이 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선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나는 모든 이는 선인이 되어야 하지요. 그러나 선과 악은 유전되는 것이 아닙니다.
죄는 당사자의 몫입니다. 죄지은 자만 죽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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