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루카 14,12-14) 이는 참으로 중요한 내용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모든 행위들은 어찌 보면 다 미리 계산된 행위일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심지어는 거룩한 것마저도 우리는 그렇게 실천하곤 합니다. 우리는 현세에서 어떻게든 보상을 받으려 하지요. 사실 순수한 마음을 지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현세’의 사정에 너무나도 익숙해지고 길들어져 버린 탓이지요. 모든 것을 주고 받는 정신으로 살다보니 모든 것에 그 주고 받음을 이루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거룩한’ 것도 훗날에는 돌려받게 됩니다. 아니, 어쩌면 다른 무엇보다 더 확실하고 분명하게 돌려받게 될 것이고 그 보상은 영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돌려받음의 시기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실 돌려받음보다도 베푸는 것 자체를 즐기기 시작하게 됩니다. 꼭 누군가의 감사가 있어서 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선을 베푸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지요. 아직도 볼리비아에서 문자가 도착하고 안부가 전해지곤 합니다. 오늘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전한 복음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었지요. 어쩌면 저는 이미 이것만으로도 현세에서 받을 상을 다 받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