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루카 13,3)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이 모든 것의 상실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난 보도나 사건 사고 보도를 접하면 인간은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위협을 앞에 두고 힘겨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이라는 것을 단순히 육신의 생으로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단 한 번의 삶의 기회를 가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이루고 누리고 만끽해야 하지요.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쾌락을 극대화하는 데에 힘을 쏟게 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수명을 한 치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지요. 인간의 모든 활동은 바로 거기에 촛점 지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인간이 다른 예비된 삶을 지니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실은 그 예비된 삶이 보다 진실한 삶이라면 말이지요. 아마 그 ‘만일’을 ‘믿음’으로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삶의 방식은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흘러가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고 찰나의 것에 미련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질을 중요시하게 되겠지요.
친구와 함께하는 식사에서 식사의 가격을 중요시 여기는 게 아니라 친구와의 우정을 더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무언가를 더 많이 소유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진 것을 가치롭게 이용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단계의 ‘믿음’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우리의 영혼을 자극하여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껴지는 것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지요. 그래서 우리는 소유할 수 있는 물건 때문에 영혼을 다쳐가며 싸우곤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은 때이지요. 이제는 무언가를 헌신해서 정말 맺어야 하는 열매를 맺기에는 남은 것이 별로 없는 셈입니다. 더군다나 젊은 시절 살아온 삶이 ‘관습’으로 남아 버려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도 힘든 지경이 되지요.
안타까운 인간의 영혼입니다. 우리가 귀를 열어 반드시 들어야 할 말을 미리 듣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더라면 우리는 현세의 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충만한 영혼으로 평화를 누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탐내고 시기하고 다투고 싸우면서 언제 그칠지 모르는 이 영적 전쟁에서 번번히 패하기 일쑤입니다.
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모두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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