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루카 12,51)
다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정당함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분열을 일으킨 뒤에 예수님이 무엇을 하셨는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예수님의 말씀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빛이 다가오면 어둠이 더 짙어지기에 예수님이 오면 세상의 숨어 있던 면모가 드러나고 진정한 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비록 한 식구가 같은 지붕 아래 살고 있다 하더라도 그 내면에 숨긴 것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고 분열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뒤에 무엇을 할 것입니까? 분열이 일어났으니 상대와 맞서 싸우고 그들을 파괴하고 없애 버릴 것입니까? 아니면 끝까지 사랑할 것입니까? 우리는 예수님께서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사랑을 드러내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까지 당신을 못박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에게 용서를 청하셨습니다.
분열은 반드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분열이 있고 나서 우리는 사랑하고 품어 안고 끌어 안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마다의 사람은 그런 우리의 행동을 보고 자기 스스로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열 뒤에 그들을 내쳐 버린다면 그들에게 변명거리를 주는 꼴이 되고 맙니다.
여러분의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며, 여러분이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게 하시기를 빕니다. (에페 3,17)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을 우리의 내면에 받아들이고, 그 사랑에 뿌리 내려 그 사랑을 우리의 기초로 삼아야 하는 것이지요.
악을 즐기는 이들은 모든 것이 자신의 악을 완성하는 도구로 쓰이게 됩니다. 싸우고 다투고 갈라서기를 즐기는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마저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들은 가장 기초적인 이해조차도 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은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왔지 잃어버린 양을 죽여서 삶아 먹으라고 하신 적은 없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