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축구 결승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런 줄도 몰랐습니다. 몰랐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요. 결승전을 보면서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의 순간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반면에 그 경기를 보기 위해서 애를 쓰지 않아도 되었고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 평온하고 화목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걱정은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욕구가 없으면 걱정거리가 줍니다. 그건 분명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 걱정을 시작하는 것은 나중에 늙어서 고생하고 싶지 않다는 욕구에서 비롯하는 것입니다. 고생하고 싶지 않다는 욕구는 그래도 많은 것을 즐기고 싶다는 욕구에서 시작되지요. 뭔가 많이 마음껏 먹고 마시고 원하는 쾌락을 다 누리고 싶은데 그러자니 뱃살이 늘고 간도 무너지고 훗날 건강이 슬슬 걱정되는 것입니다. 사소한 욕구에서 모든 걱정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욕구의 범위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걱정’에 휘말려 현재를 소모하게 됩니다. 아무런 걱정이 없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쓸데없는 걱정 때문에 삶을 소비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텔레비전을 보면서 밥을 먹고, 밥을 먹으면서는 일을 생각하고, 일을 하면서는 놀러갈 궁리를 하니 우리의 정신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혼미해지는 것입니다. 정말 해야 할 걱정, 일용할 걱정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마다 자신의 걱정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느님은 우리더러 그토록 걱정하라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지요. 하느님은 우리가 걱정 없이 살기를 바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