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생활을 오래하면 결국 한국이 타지가 됩니다.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게 되지요. 도로에 차선이 깔끔하게 그어져 있는 것이 신기하고, 인터넷의 속도가 말 그대로 빛의 속도인 것이 신기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덤덤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도 신기합니다.
감사하고 축복받았다는 것을 마치 일부러 외면이라도 하는 듯이 살고 있는 나의 동족이 낯설게 느껴지는 기분… 그것이 내가 ‘이방인’이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지요.
어린 시절 미군에게서 얻은 과자를 맛보며 엄청난 행복을 느끼셨다는 아버지의 말에서 저는 새삼스럽게 지금 제가 머무르고 있는 나라와 제가 선교하고 있는 나라를 비춰보게 됩니다. 결국 행복의 열쇠는 인간 안에 숨어 있는 것이지 외적인 환경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 것이지요.
아무리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살고, 아무리 호화스러운 물건을 ‘소유’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마음이 ‘즐기기’를 거부한다면 그는 불행한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우리는 삶을 즐기는 법을 오래전에 잊어버리고 만 셈이지요.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나눔의 가치를 가르치고, 돌아가서는 하느님을 가르치고… 선교사는 어딜 가든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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