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루카 13,18)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하느님의 나라는 그 무엇으로도 올바로 표현해 낼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실 한 사람을 아무리 묘사하더라도 그의 온 생을 모조리 나열할 수는 없는 것처럼 하늘 나라의 충만함과 완전함도 그 어떤 표현으로도 올바르게 묘사해 낼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표현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나라의 지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비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하늘 나라의 모든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됩니다. 다만, 예수님은 하늘 나라의 충만함 가운데 지극히 일부를 비유로써 드러내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제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살펴봅시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아주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이루어 낸다는 뜻이지요. 아주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 전체를 아우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소하고 약하고 의미없어 보이는 것이 훗날 소중한 것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세상을 바라봅시다. 무엇이 미소하고 약한 것인가요? 무엇이 드러나지 않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인가요? 사실 반대쪽을 찾아보는 것이 더 낫습니다. 무엇이 엄청나고 강한 것인가요? 무엇이 드러나 보이고 세상 사람들이 의미를 두는 것인가요?
성공, 권력, 명예, 재화, 미모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세상 사람들이 그 외적 화려함을 알고 찾아 나서는 것이지요. 우리는 권력가들을 욕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부러워하고도 있으며 우리도 돈만 잔뜩 벌면 그들이 누리는 삶을 누리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것들이 있으니 진실, 선함, 정의, 기쁨, 온유, 친절, 선행, 선의, 관용, 용서, 사랑, 평화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눈에 크게 드러나지 않으며 사람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나 진정으로 우리를 바꾸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것들입니다. 분노가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친절과 온유가 사람을 바꾸고, 악한 의도가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사랑과 용서가 사람을 바꿉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그러한 것입니다. 아주 작은 이러한 가치들이 한 인간 안에 싹을 틔워 그를 하느님의 나라에 합당한 이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것들도 하느님 나라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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