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마르 6,18)
옳고 그름을 아는 것과 옳고 그름을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두 가지 일입니다. 전자는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후자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옳은 일을 실천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갓난쟁이 순진한 아이를 때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 아이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은 비겁함입니다. 그때는 나서서 ‘그러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고 도대체 왜 그러는지 물어보고 철없는 아이를 보호해 주어야 하지요.
우리는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 앞에서 때로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우리의 범위를 벗어난 일에 대해서는 엉뚱한 과용을 부리기도 하지요. 즉, 자기 자신의 가족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인터넷 상의 기사들을 읽고 흥분하고 그 투사가 되겠노라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사람이 가장 우선적으로 마주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올바로 분별하지 못하면 세상 그 어떤 이도 올바로 분별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올바로 직시하고 개선하지 못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고치겠다고 하는 것은 무언가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나를 바꾸는 데에는 ‘구체적인 실천’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참된 용기는 무엇이 옳은 일인지 무엇이 그른 일인지를 알고 그것을 나 자신과 내 주변, 즉 내가 구체적으로 만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변에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명함은 나를 절제하게 도와주고 공연히 신경쓰는 일을 막아서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더욱 집중하게 도와줍니다.
사실 이 일만 해도 산더미입니다. 우리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주변에 널리고 널렸습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이 아는 게 필요한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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