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증언’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가령 제가 이 글에서 저만이 체험한 어떤 것을 꺼내 놓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양분될 것입니다. ‘저 신부님이 말하는 것이 정말일까?’ ‘저 신부님은 그런 면에서는 거짓을 말할 분이 아니니 사실이라 믿어’라는 식이지요.
우리는 사도들의 증언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그 증거를 보기를 바랍니다.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적의 향연을 보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기적을 본다고 해서 믿으라는 법도 없습니다. 의심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끊임없이 의심이 피어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의심은 때로는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 참되고 올바른 증언까지도 의심하기에 이르고 맙니다.
‘사람이 착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돈이 최고가 아닐까?’
‘신앙이 가르치는 것을 모두 살아낼 순 없어. 사람은 적당히 사는거야.’
라는 식으로 점점 변질되어 가는 내면을 지니게 됩니다.
타인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신뢰의 나약함은 나 자신의 이기성에 비례합니다. 내가 이기적인 만큼 나는 오직 나의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를 신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타인과의 외적인 관계는 존재하지만 내적인 연계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들의 증언에 신뢰를 두지 못하게 됩니다.
성인들은 통공을 나누고 함께 친교를 이룹니다. 하지만 죄인들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갑니다. 우리는 선한 이웃을 통해서, 그리고 성령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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