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루카 9,4)
우리의 마음은 조급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빠르게 변화하기를 바라고 그 변화의 기준점은 나 자신입니다. 즉 내가 편하면 좋은 것이고 내가 불편하면 싫은 것이 됩니다. 아주 즉각적이고 단순한 논리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과연 올바른 기준점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일이 될 것이며 우리가 싫어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쁜 일이 되는지 우리는 진지하게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가는 친구 집단에서 아주 타락한 행동을 하는데 그것이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고 좋은 일이 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내가 속한 단체가 뜻 있는 일을 하는데 그 일이 나에게 불편을 가져온다고 해서 그것을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머무르기'를 훈련해야 합니다. 씨앗이 뿌려지고 싹이 트고 열매가 맺히려면 묵묵하게 비와 바람과 뜨거운 햇볕을 견뎌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파견 받은' 영역에서 묵묵히 머물러야 합니다.
'떠날 때'라는 것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현세의 시점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는 이 세상을 떠날 때, 그 안에는 하느님의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견뎌내야 합니다. 우리의 생의 마지막 커튼이 벗겨질 때까지 우리는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면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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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름...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