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 가운데 여성을 물건처럼 대하는 사람이 있다."
이 말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실제로도 그러하며 그런 체험으로 고통받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여성들 가운데 남성을 물건처럼 대하는 사람이 있다."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그러하며 그런 체험으로 고통받는 남성들도 있습니다.
"남성들 가운데 그런 나쁜 사람이 있으니 우리는 모든 남성에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
"여성들 가운데 그런 나쁜 사람이 있으니 우리는 모든 여성에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주장은 소위 말하는 '일반화의 오류'에 속하는 내용입니다. 개별 가능성을 지나치게 확대해서 모든 경우에 적용 시키는 것이지요.
칼은 손잡이를 잡으면 도구가 되고 칼날을 잡으면 나를 해치는 흉기가 됩니다. 손잡이를 늘 잡고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에게 칼은 생활에 도움을 주는 너무나 훌륭한 도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서투른 동작에 손을 베거나 해서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겠지요. 반면 칼날을 잡아서 크게 다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멀쩡하게 칼을 다루는 사람을 곁에서 보기만 해도 불안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남녀의 사랑은 어떻게 시작되고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그 만남은 정말 '순수하게' 서로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존중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젊은 날의 열정과 끌림에 때로는 충돌하며 때로는 조정해가면서 완성되어 가는 것일까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투름이 많고 때로는 오류와 심지어는 죄를 짓기도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데에 점점 더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다채로운 차원의 과정을 인정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전인적인 인간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술해서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시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존중이라는 것이 한 측에만 작용하고 다른 한 측에 작용하는 제동장치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예언자는 갈 길을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청산가리가 있으면 치워져야 하지만 내가 감이 싫다고 감을 먹는 사람의 입에서 감을 빼앗는 것은 존중할 수 없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