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 예물, 번제물, 속죄 제물...
이러한 것들은 '만들어 둘 수 있는 것'입니다.
스펙과 같은 것이고 원하면 돈으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재력이 좋고 집안이 좋다면 시작하면서부터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세례를 소유할 수 있을까요?
혹자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일찍 세례를 받았다고 자랑하는 이도 있고
또 누군가는 순교자의 집안이라고,
몇 대 째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세례는 '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물받는 것이고 또 그 선물에 합당한 자격을 성실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례받는 이는 모두 천국에 갈 것이고
세례만 받으면 굳이 착하게 살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례를 받아도 세례에 합당하게 살지 않으면
차라리 세례를 받지 않는 것이 매를 덜 맞는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고대로부터 사람들은 구원을 '보장'받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구원을 보장할 수 있는 대체재를 열심히 찾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물들이었습니다.
이는 현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돈을 많이 벌어 예물을 많이 내겠노라고
그래서 하느님에게 잘 보여 보겠노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착각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하게 태어나셨고
오직 나날이 채워가는 성실한 삶으로 살아가셨으며
심지어는 온 몸의 피와 물을 다 쏟아내며 돌아가셨습니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남겨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남겨 하느님에게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삶, 거짓없고 진실한 삶 자체가 당신의 제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바치셨고 하느님은 그것을 기꺼워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예수님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따르는 이들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사명이 주어집니다.
필요한 건 제물이나 예물이 아닙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를 성실히 바치고 있을까요?
오늘 복음 환호송입니다.
"보소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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