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화두가 되는 것은 그것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정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어른 세대는 어른 세대 대로, 젊은이들은 젊은이들 대로 어려운 점이 있으며 또한 서로간의 소통도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그 문제의 근본이 과연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고려해 보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이 모든 문제의 근본에 ‘신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더 이상 믿지 않는 사회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들은 결국 저마다의 목적지를 지니게 되고 그 목적지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사회적으로도 문제를 양산하게 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같은 목적지를 지니고 있다면 우리는 서로 도우면서 그 목적지에 함께 가 닿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100만원을 벌기 위해서 다른 이가 지닌 50만원을 가져와야 한다면 문제는 달라지는 것이지요. 이러한 경우에는 다른 이를 희생해서라도 나의 100만원을 채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단순한 모양새가 오늘날 가족 구성원들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양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족들이 하나의 운명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왔습니다. 내 가족의 공동선을 위해서 개개인이 지닌 욕구를 절제하고 희생할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저마다 소중해지는 욕구 가운데에서 서로의 욕구가 곧잘 충돌하고 다툼이 일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오늘날의 사회 문화적인 분위기는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도를 넘어서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지요.
그러한 가운데 ‘신앙’이라는 보석이 존재합니다. 하느님이라는 참된 권위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도록 마련된 아름다운 길이지요. 하지만 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사용하는 이는 보기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여전히 ‘복음화’가 필요합니다.
더 잘 믿기 위해서, 그리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복음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복음화 되어야 하며 나아가 가정은 복음화 되어야 하고, 또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모든 사회는 복음화 되어야 합니다.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한 걸음씩 가면 갈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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