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굳어져 버린 무엇입니다. 찰흙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것처럼 무언가 구워지고 나면 그것을 예전의 찰흙 상태로 돌이킬 방법은 없습니다. 과거에 관해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우리가 행하는 것이 과거가 된다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는 과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이들이 과거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그것이 좋은 과거든 나쁜 과거든 절대로 과거에 사로잡혀서는 안됩니다. 좋은 과거를 붙들고 놓지 않는 사람은 옛날이 좋았다면서 지금의 자신을 소홀히 대합니다. 그리고 나쁜 과거를 붙들고 사는 사람은 자신의 현재를 그 과거로 인해서 파괴적으로 소비합니다.
반대편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은 현재를 통해 이루어질 대상입니다. 준비된 미래가 확 다가와서 자동으로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하나씩 쌓아 나가는 무엇입니다. 현재를 허송세월로 보내면서 미래를 꿈꾸는 것을 '허황된 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올바른 계획을 통해서 현재를 준비해 나가는 미래를 '비전'이라고 합니다. 적지 않은 이들은 막연히 미래를 예상하기만 할 뿐 그에 상응하는 현재의 준비를 갖추지 않습니다. 특히나 '신앙'의 영역에서 그 일은 고스란히 이루어집니다.
우리 신앙이 제시하는 미래상은 헛된 꿈이 아니라 분명한 현실이 될 미래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뒤쫓거나 현재와 전혀 상관이 없는 무언가가 아니라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를 '주님의 길' 즉, 십자가의 희생으로 채우지 않으면 미래의 영원한 생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거기에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누릴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셈입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지금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활동 영역입니다. 오늘, 지금 무엇을 할 것인지는 우리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를 알차게 메꾸어 나가고 미래를 차곡차곡 준비하는 지금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현재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계획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일이 우리의 과거도 미래도 결정짓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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