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건물은 벽돌이 무너지면, 지붕이 망가지면 파괴됩니다. 하지만 영적 성전은 어떻게 파괴될까요?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는 영혼도 죄와 악습으로 조금씩 썩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썩는 것을 방치하면 결국 영혼이 조금씩 잠식 되어 파괴되고 맙니다. 증오, 앙심, 허황한 생각과 교만으로 영혼은 서서히 파괴됩니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방치하는 것은 영혼을, 즉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외부의 물건이나 건물이 무너지는 것은 쉽게 관찰해도 자신의 영혼이 내면에서부터 무너지는 것은 좀처럼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외부적인 요소들은 열심히 모으고 쌓아가지만 그것이 도리어 영혼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로 영혼이 거의 잠식되어 질식할 지경이 될 때에야 비로소 그것을 바로잡아보려고 하지만 그때에는 이미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신앙을 소홀히 하고 어디에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합니다. 스스로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유산은 물려줄 줄 알지만 내면의 가치는 물려줄 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녀들은 세상에서 배운 가치로만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부자가 되는 것이고 유명해지는 것이고 권력을 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내적 가치가 도리어 부모에게 칼날이 되어 돌아올 때에 뒤늦게 후회를 하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 그들의 마음 속에 '영적 가치'가 자리잡는지 알지 못합니다. 성경은 이를 두고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분께서는 지혜롭자는 자들을 그들의 꾀로 붙잡으신다."
우리가 영혼을 올바로 이해하고 살아가려면 그것을 창조하신 분을 올바로 붙들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이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실천하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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