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봅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릇된 기억에 사로잡힌 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어머니에 대한 모든 기억이 증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모가 찾아와 그 간 어머니가 조심스레 털어놓던 과거의 일을 아이에게 전해 줍니다.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지난 시간 동안 지녀왔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모두 잘못된 것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자신에게 대했던 모든 행동들이 이해되게 됩니다. 그리고 비로소 늦게나마 아이는 어머니에 대한 증오의 기억이 정반대로 바뀌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처럼 과거에 대한 기억은 충분히 변화될 수 있고 우리는 과거를 전혀 색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신앙을 올비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의 전능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전능이 우리의 삶 곳곳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고 그 시야를 보다 멀리 해서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하느님께서 어떤 은총으로 우리를 감싸고 계셨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될 때에 자연스러운 결과는 '감사'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에게 진정으로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선한 분이시고 우리의 일생을 통해서 당신의 선을 쏟아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다 하더라도 신앙을 쥐고 살아가는 이에게는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를 발견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비록 그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당시는 아니라 할지라도 나중에라도 그 의미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신앙은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과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미 흘러간 것은 흘러간 것이니까요. 하지만 과거에 대한 현재의 기억을 변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 신앙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힘을 선물해 줍니다. 하느님을 굳게 신뢰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인간의 능력을 한참 넘어선 지혜를 바탕으로 세상을 읽게 되고 그로 인해서 감사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우리 인간을, 온 세상을 성실하게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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