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예레 31,33)
성경에서는 사람들을 칭하는 표현으로 군중과 제자라는 것이 있습니다. 군중은 그야말로 갈대와 같은 존재들이라서 바람 부는 대로 휘청거리는 존재입니다. 반면 제자라는 말은 아무에게나 쓰는 말이 아닙니다. 제자는 지금은 부족하지만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그 여정을 따라서 걷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신앙이 편안하다면 군중입니다. 군중은 편안함에 따라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더 쉽고 편하게 느끼는 것을 따라 살아가다보니 예수님이 치유를 할 때에는 좋다고 난리를 치다가 훗날 필요가 없어지게 되니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쳐대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언제나 제 좋은 신앙을 찾아 다니다가 결국 신앙에서 벗어나는 이들이 되곤 합니다.
반면 제자는 불편함을 익숙하게 만드는 이들입니다. 학교에 처음 들어가면 모든 것이 불편합니다. 들고 다녀야 하는 책가방도 무겁고 정해진 시간을 지켜 수업을 듣는 것도 힘듭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훈련'이 되어서 나중에는 그런 힘든 일들을 익숙하게 처리합니다.
신앙은 외적인 요소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규정들을 배우고 교리내용들을 익힙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결국 우리 마음 속에 하느님의 질서를 새겨넣기 위한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주일에 성당에 가는 것이 싫지만 그것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다보면 어느샌가 미사에 맛을 들이게 되고 오히려 하느님을 만나러 가지 않으면 내 마음이 불편한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예레미야서가 말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의 가슴에 하느님의 법이 새겨지고 우리의 마음에 하느님의 법이 새겨지게 되면 우리는 훌륭한 하느님의 백성이 됩니다. 반면 겉으로는 아무리 규정을 따르고자 애쓰지만 결국 마음 속에 하느님의 법을 새기기를 실패하면 결국 우리는 하느님을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됩니다.
그때에는 더 이상 아무도 자기 이웃에게, 아무도 자기 형제에게
“주님을 알아라.” 하고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모두 나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레 31,34)
댓글
그러나, 건강을 잃어본 사람은 건강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뼈저리게 경험합니다.
제게 하느님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하느님을 잃어버리게 되면, 하느님 안에 머물며 살아갈수 있었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을 벗어난 삶에는 대단한 자유와 편함이 숨어있는듯 하지만, 생각과 달리 그곳에는 고통과 탄식만이 존재할 뿐 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집을 떠난 둘째 아들..그는 돼지들의 먹이로라도 배를 채우기 바라는 상태로 전락 하였고,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많아 그 많은 일꾼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나는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더이상 기억하지 않겠다.'
말씀에서 그저 위로와 힘만을 얻어내려 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맺어주신 새 계약과 나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닌, 나를 움직이게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