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축제를 계획해 봅시다. 일단 잘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먹거리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배고프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잘 먹어야 하고 배가 불러야 합니다. 그래야 그 다음에 뭔가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맛있는 돼지국밥과 수육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기쁨을 나누려면 선물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거저 받는 것이어야 하고 나름 가치로운 것이어야 합니다. 받아서 오히려 쓰레기밖에 되지 않는 것을 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치로운 선물을 준비해야 하고 또 기왕이면 그 가치가 평소에 내 능력으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 집무실에 여러분들에게 나누어 드릴 경품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흥겨운 것들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풍악과 놀이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한바탕의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즐겁지 않으면 축제가 아닙니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분들이 한바탕 풍악을 울릴 것이고 저마다 팀을 나눠서 윷놀이를 하려고 합니다.
이제 이것으로 주님의 부활 축제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1. 하느님 축제의 먹거리
하느님은 우리를 잘 먹이시려고 합니다. 당신의 곳간에는 은총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언제나 다가서면 창고가 열리고 먹거리가 넘쳐 흐릅니다. 특히 미사 중에 다가오는 말씀의 음식과 성체의 음식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배불립니다. 우리는 잘 먹어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신앙도 희망도 사랑도 성장합니다.
2. 하느님 축제의 선물
하느님은 우리에게 엄청난 선물을 준비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의 선물, 하늘 나라의 선물을 준비하십니다. 이는 현세에서 우리 스스로가 절대로 구할 수 없는 가치의 선물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선물이고 영혼에게 있어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물입니다.
3. 하느님 축제의 기쁨과 행복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려는 것의 가장 기초는 '기쁨'과 '행복'입니다. 하느님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기쁨과 행복을 마련해 두셨습니다. 좋은 곳에 아니라면 애써 갈 필요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시는 곳은 가장 좋은 곳입니다.
부록> 영원
무엇보다도 그 좋음의 가장 큰 특징은 '영원'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본당의 축제는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봐야 3그릇 이상 먹으면 오히려 기분이 나빠질 뿐입니다. 선물이 아무리 좋아본들 받아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식상해 집니다. 제 아무리 흥겹게 풍악을 울리고 놀이를 한들 끝나고 나면 다들 헤어지고 기쁨은 끝나 버립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에서 주어지는 기쁨은 '영원'합니다.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죽음'이라는 한계 앞에서 축제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축제를 열어주실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 영원한 축제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콜로 3,2)
댓글
한 아이가 제게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는지.. 매끼 든든하게 먹을수는 있는지..'(^^) 귀여운 질문에 짖꾸진 장난이 시작 되었습니다. "물론이지. 지금 우리가 맛있다고 손에 꼽는 음식들은 하늘나라에서는 너무나 흔해서 찾는 사람이 없대. 그리고, 든든하게 먹을수 있는정도가 아니라 '배고프다' 라는 말 자체가 아예 없대." 아이는 '진짜요?' 하는 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저도 예수님께 그동안 드리지 못한 이야기 하나를 꺼냈습니다.
'말씀이라는 좋은 영양분으로 나의 몸과 영혼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시고, 당신 앞에 서면 언제라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피와 살을 아낌 없이 내어주시며 따뜻히 말씀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하고요..
"너희는 이것을 받아 먹어라. 너희는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