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칙에 대해서는 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해서는 따질 수가 없습니다. ‘가난’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세미나를 펼치고 각종 논문들을 저술할 수는 있지만 ‘가난한 이에게 다가가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사상가들이 넘쳐나고 실천하는 사람은 부족합니다.
예수님을 직접 만난 이들은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다가가서 이론으로 따지고 들다가는 그분의 권위에 압도당하곤 했지요. 예수님의 말씀이 힘이 있었던 것은 그분이 당신이 가르치는 바를 직접 드러내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남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도, 또 그러고나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도 않으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 십자가를 지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때로 언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서로의 똑똑함이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현장에서는 그다지 말이 필요 없습니다. 굶어 죽어가는 이를 앞에 두고 그에게 오렌지를 주어야 하는지, 사과를 주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든 저든 내가 지닌 먹을 것을 나누어 그를 살려야 하는 것이지요.
지금의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도 ‘어떻게 하면 교회를 살릴지’를 논의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믿는 바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세미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 둘 곳을 잃고 공허해하는 이들에게 다가서서 뭐라도 먹여주는 이가 필요한 오늘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