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에는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존재들의 목적은 잘 드러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복잡성으로 인해서 자신이 존재하는 목적을 교묘히 가리고 전혀 다른 목적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일까요? 일단은 살아가기 위함입니다. 이는 모든 생물들의 공통된 존재 목적이지요. 생존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과 다른 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내면 안에 존재하는 생명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동물은 등 따시고 배 부르면 그만이지만 인간은 등 따시고 배가 불러도 그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문화 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배가 고파도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즉 인간의 존재 목적은 보다 심오한 무언가에 미치는 것이지요.
인간은 바로 내면의 생명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즉, 인간의 외적 육신 외에도 다른 무언가가 내면에 생생히 살아 숨쉰다는 것이지요. 가톨릭에서는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길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은 이 내면의 생명력 추구를 위해서 전혀 엉뚱한 일들에 매진하기 시작합니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사람들의 헛된 영광을 추구하고 권력을 쥐려는 식이지요.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의 생명력이 확장된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런 헛된 방향으로 매진하면 할수록 내면의 공허는 더욱 극심해지는 것이지요. 아무리 돈을 벌어봐야 탐욕의 갈증은 사라지지 않으며, 세상 안에서 명예를 얻고 또 얻어봐야 그 뒤에는 다시 명예를 잃고 절망하게 되고, 권력의 최정점에 오르면 주변에서 모두 그를 공격하여 넘어뜨리려 하니까요.
인간의 내적 생명력의 근원은 그런 곳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건 인간들이 부차적으로 만들어낸 엉뚱한 방향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어둠의 계획도 깃들어 있지요. 즉, 사탄은 인간들이 다투고 서로 싸워서 진정한 길로 가는 것을 가로 막으려 하니까요.
인간의 원래 목적지는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인간은 오직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사랑에서 힘을 얻고 나아갈 때에 인간은 비로소 참된 길을 걷는다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세상은 이런 우리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또 유혹해서 길을 벗어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서로 신뢰하기 못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에 사로잡히도록 만들어 버리지요.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이들입니다. 그러나 그 사랑을 혼자만의 사랑으로 소비해 버리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그 존재 목적에 합당하지 않은 이들이 됩니다. 예술 작품은 그 존재 목적에 따라서 찬란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곳에 전시되지만, 예술 작품에서 빛이 바래고 곰팡이가 슬고 아주 못쓰게 되어 버리면 결국 쓰레기통 신세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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