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본당을 가든지 ‘기싸움’을 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더 힘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려는 사람이지요. 그런 이가 내세우는 것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입니다. 즉, 다시 말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믿음, 희망, 사랑, 기쁨, 겸손, 인내, 친절, 온유’와 같은 것은 드러낼 수 있는 지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싸움을 하는 이들은 ‘특정 신심 프로그램 차수, 수료증, 어느 높으신 분과의 친분관계, 자신이 하루에 바친 기도 중에 숫자를 세고 드러낼 수 있는 것들, 성무일도 바침의 유무, 친척 중에 사제나 수도자의 유무’ 등등을 드러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게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어 나를 낮추어 보려는 이들이 다가올 때에 과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바로 거기에 필요한 구절이 다음의 구절입니다.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마태 5,42)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이 이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 앞에서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면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절대로 우리의 보다 소중한 것들을 가져가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이들 앞에서는 ‘겸손, 온유, 친절’을 내어주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내어주는 그 가치들이 우리 안에서 더욱 크게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먼 훗날에 그들, 즉 우리 앞에서 자신을 내세우려고 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에 크게 수치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 우리를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이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능력조차 없는 것이지요.
용기를 내십시오. 힘을 내십시오. 주님께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수난 당하시고 침뱉음 당하시고 구타 당하시고 온갖 수모와 불의를 겪으신 주님께서 결국 이기신 것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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