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인은 그들 가운데에 살면서 무도한 행실들을 보고 듣느라고 그 의로운 영혼이 날마다 괴로움을 겪고 있었던 것입니다. (2베드 2,8)
의인의 괴로움은 자기 자신에서 기인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조성해 낸 어두움에 힘들어하지만 의인은 자기 자신에게서 기인하는 문제로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반면 의인들은 주변 사람들이 조성해 낸 문제로 힘들어합니다. 일단은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도 힘든 일입니다. 어리석은 이가 벽에다가 자기 머리를 찧으면서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나아가 그들은 자신들만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남도 괴롭힙니다. 이런 모든 모습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의인들에게는 너무나 괴로운 일이 됩니다.
하지만 의인은 그들에게서 ‘분리’되어 살아가지 않습니다. 과거 유대 지역에는 악인들에게서 멀어지겠노라고 분리되어 살아간 에세네파 사람들이 있었지요. 유명한 성경 사본인 사해 문서는 바로 그들이 지니고 있던 성경이었습니다. 그토록 분리되어 생활한 탓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삶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분리 되어서도 안되는 것이구요. 우리는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물론 세상과 잡탕으로 뒤섞여 살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 구분을 올바로 잘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어두움에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그 세상 안에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를 그 괴로움에서 반드시 구해 주실 것이며 우리는 그 희망으로 지금 여기서부터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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