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불'이라는 상징을 자주 사용합니다. 불이라는 것은 우리가 이해하는 그대로 태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이 태우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불은 종이나 나무는 태우지만 금속은 태우지 못합니다. 오히려 금속은 더욱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불은 둘 사이를 가르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불순물을 태워 버리고 보다 순수한 귀금속을 더욱 깨끗하게 정련하는 수단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불은 당연히 영혼의 불입니다. 영혼의 불이 의미하는 것은 순수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영혼을 책임지고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영혼은 순수한 사랑을 만나면 더욱 불타오르지만 어떤 영혼은 순수한 사랑을 만나면 그것을 거부하고 외면합니다.
언뜻 듣기에 '사랑이면 다 좋은 것 아닌가? 그걸 왜 거부하겠는가?' 라고 하겠지만 이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순수한 사랑을 즐기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사랑을 추구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내가 자신이 허영과 탐욕에 사로잡혀 친구들 앞에서 자랑할 값비싼 핸드백을 사달라고 남편에게 떼를 쓰면 남편은 순수한 사랑으로 아내가 더 잘 되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하는 일은 우리 가정의 경제 사정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지만 아내의 마음은 그 사랑을 받아들이기는 커녕 남편을 증오하게 됩니다. 이와 유사한 일은 세상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그런 의미로 예수님은 '갈라섬'을 말합니다. 이는 우리더러 서로 다투도록 종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순수한 사랑 앞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영혼의 상태에 따라서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는 것입니다. 당장 우리 자녀들의 신앙 상태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그 젊은 나이에도 신앙의 순수성을 굳게 쥐고 열심히 하느님을 사랑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미 신앙을 던져 버리고 각자의 세속적인 삶에 열중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셨습니다. 그 불이 한껏 타오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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