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내재된 본성으로 살아간다. 그들은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일어나려고 애를 쓰고 엄마 젖을 찾아다닌다. 다만 그들의 '미형성된' 육신과 제대로 된 링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 시간이 걸릴 뿐이다.
인간의 자녀들은 어떠할까? 우리는 어린아기를 보면서 '미숙하다'는 것을 안다. 말을 할 수도 없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도 못한다. 겨우 숨을 쉴 뿐이고 젖을 주면 빨아먹는 정도로 활동할 뿐이다. 하지만 이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그들이 비록 어른처럼 말을 못하고 의사를 표현할 방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을 뿐, 그들도 '영혼'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도 그들의 고유한 '영혼'으로 느끼고 인지하고 있다. 동물들이 기본적인 동물의 본성을 타고나듯이 인간도 영혼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비록 성숙한 표현을 못할 뿐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내면의 의식 안에서 그것을 정돈하고 있다. 아니, 무엇보다도 그들의 영혼은 하느님에 의해서 인지되고 관찰되고 있다.
어리다고 해서 부당하게 대우하거나 함부로 대하면서 그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어른이 되어서 '기억'에 담겨져 있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들이 느끼는 부정적인 영향은 사라져 버릴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에게 현재 가해지는 영향력으로 남는다. 이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가하는 영향력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국 하느님에게 우리가 드리는 것이 된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마태 18,10)
그러니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인격적으로 대해야 하고 선과 사랑으로 돌보아야 한다. 반면 어린아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이라면 훗날 하느님 앞에서 그에 대한 합당한 변명거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