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당연히 영적으로만 이루어진 공동체가 아닙니다. 그래서 기금도 필요하고 부동산도 필요합니다. 건물이 있어야 신자들이 추위나 더위도 피할 수 있고 비를 맞지 않고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외적 요소에만 집착하는 교회는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복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목적을 위해서 다른 부수적인 요소가 필요해지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려다 보니 돌아다닐 교통수단도 필요하고 신자들이 모여서 함께 말씀을 듣고 나눌 장소도 필요해지는 것입니다.
이 근본 목적을 소홀히 한 채로 아무리 건물에 투자하고 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보아야 소용이 없습니다. 번지르르한 집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서로간의 존중과 사랑이 가득한 가족이라면 최소한의 요소만 갖추고도 화목을 꾀할 수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물질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를 때로는 교회 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그것이고 결과가 드러나는 것이 그것이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그것만큼 교회의 성장률을 드러내는 지표가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지역에 신자수가 얼마인지, 그리고 성당 재정은 얼마인지, 성전의 신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릿수는 얼마나 되는지... 그러나 정말 그 신자들이 행복한지, 목자는 얼마나 복음의 열정에 불타는지, 그리고 그런 선한 이들이 얼마나 꾸준하고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와 같은 요소들은 '측정'될 수 없는 것입니다.
짓고 짓고 또 짓고...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지어야 할 건물은 영적인 건물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 많은 아침에 저 혼자 해보는 독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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