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연히 소비가 미덕이라고 배우게 된다. 왜냐하면 소비야 말로 자본이 유통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을 행복하게 산다는 것과 많이 소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게 되는 것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잘 사는 사람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언론 매체들과 광고들은 이것이 당연한 삶의 진리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우리는 정당하게 의심해 보아야 한다. 정말 자본은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 우리는 합당한 의심을 해 보아야 한다. 많이 소유한다는 것이 행복과 직결되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크게 의심하지 않고 살아간다. 더 많이 소유한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소비할 수 있다는 말이고 자본주의 사회는 많이 소비하면서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이라는 공식을 이미 주입시켜 놓았으니 말이다.
우리가 이 틀에서 올바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요소들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선물을 받아서 행복했던가 아니면 그 선물을 해 준 이의 선한 마음 덕분에 행복할 수 있었던가에 대한 검토 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수많은 자본이 자동으로 수많은 선을 양산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선을 충분히 지닌 사람이 다른 이의 필요를 살피는 법이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공식 가운데에는 세상이 우리가 배우게 되기를 바라는 의도된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 의도는 절대로 ‘선한 의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세상은 우리 개개인을 이용해 먹으려고 든다. 우리가 순한 노예처럼 말을 잘 듣고 그 법칙에 따라 주어야 세상이 설정한 법칙이 운용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은 돈을 벌고 쓰는 기계가 필요하다.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과한 생산품을 모두 소비해내어야 하고 사람들이 쾌락에 젖어서 더 많은 상품들을 원하게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리스도인’들, 즉 신앙인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들로서 하느님의 선과 진리를 통해서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의 법칙에 놀아나지 않으며 하느님께서 만드신 창조 질서에 합당하게 살아가고, 나아가 그리스도가 가르쳐 주신 구원에 대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참된 행복이 인간들이 만들어낸 법칙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오직 선과 진리이신 하느님을 알고 그분을 따름으로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세상에 맞서게 된다. 세상의 흐름과 맞서서 하느님께서 전하려는 것을 세상에 전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직 그 진정한 원리 안에서만 인간은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다. 그래서 그들을 신앙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거짓 신앙인들이 많다. 여전히 자신들은 세상의 흐름과 원칙을 고수하면서 종교에 발을 걸쳐둔 이중 국적을 지닌 사람들이다. 사실 한 사람이 하느님과 마몬을 동시에 섬길 수는 없다. 어느 한 측을 섬기고 다른 한 측은 무시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이 결정은 머지 않아 드러나게 된다. 그들에게 시련이 다가오면 그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결정을 내리고 만다.
그럼에도 우리가 믿는 신앙은 실망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서 하느님은 아직도 이 세상을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가르친다. 그들에게 거듭 사랑을 드러내고 또 드러내어 가장 멀어져 있던 이들마저도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하느님이 원하시는 뜻이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세상이 악하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힘을 내어 그 안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다.
신앙인들이 이렇게 일할 때에 그 혜택은 세상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지만 또한 신앙인들 자신에게도 이득이 된다. 바로 그들의 사랑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퍼뜨리려고 노력하는 동안 바로 우리 스스로의 사랑이 커지는 것이다.
세상, 아니 그 세상의 바닥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악은 여전히 수많은 이들을 속아 넘기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그 움직임에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땅으로부터 난 이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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