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믿음은 잘 정돈된 신학이나 엄중한 전례, 또는 격한 감정의 움직임에서 오지 않습니다. 믿음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내면 안에서 섬세하게 떨리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에서 옵니다.
바위를 부수는 크고 강한 바람 속에도, 지진 속에도, 타오르는 불 속에도 주님은 계시지 않습니다. 주님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 가운데 다가오십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 영광, 여러 계약, 율법, 예배, 여러 약속을 통해서도 유다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게 믿음을 전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거센 풍랑 속에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순간 일어나는 용기가 예수님과의 만남을 유지하지는 못합니다. 오직 꾸준한 신뢰와 믿음 만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주님을 믿는 의심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우리는 그리스도에게로 이끌어 줍니다. 사실 주님은 늘 우리 곁에 계십니다. 다만 우리가 그분을 바라보지 않고 있을 뿐이지요. 우리는 우리를 구하려고 다가오시는 그분더러 ‘유령이다!’하고 두려워 소리를 질러대곤 하는 것입니다.
강렬한 맛에 중독된 이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신앙생활의 핵심은 바로 그 섬세함에 존재합니다. 강렬한 쾌락은 언제나 우리를 둔감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술에 중독된 사람이 아내에게 심한 말을 할 수 있는 법입니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이의 내면을 얼마든지 파괴할 수 있는 법이지요.
믿음의 요소들은 언제나 나약해 보입니다. 차라리 돈을 주고 사람을 끌어 모으는 것이 더 빠르고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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